6dB. 그 방 문 앞에서 측정한 수치와 방 안에서 측정한 수치의 차이다. 어차피 이 업계, 숫자 갖고 뭘 믿겠냐 싶지만 그래도 수집벽이 발동해서 한밤중에 골목 세 군데를 직접 돌았다. "잘 몰라서 그런데 방음 잘되는 집이 어디냐"고 물으면서. 점주들 표정이란 게 참 재밌더라. 당연히 "저희가 제일 잘되죠" 하는데, 그 말을 곧이들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차피 완벽한 방음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요. 그걸 전제로 깔고 가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 근데 왜 자꾸 비교하려 드냐면, 그래도 덜 나쁜 곳은 있으니까.
방음이 터지는 진짜 이유: 문보다 벽이다
손님들은 대부분 문만 본다. 문 닫을 때 뭔가 묵직하면 "오 방음 잘되네" 이런 반응이 나온다. 근데 그게 함정이야. 합정동 한 곳은 문에만 돈을 수십만 원 들여서 입구만 보면 방음 부스 수준인 줄 안다. 근데 옆방 벽이 진짜 문제였다. 옆방과의 경계벽이 석고보드 2중이 아니라 1중에 글라스울 충진도 안 된 상태로 시공된 거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노크를 해보면 알 수밖에 없다. 통통 소리가 나면 끝난 거고, 퉁퉁 소리가 나면 한 줄기 희망 정도는.
왜 그런 시도가 발생하냐면 공간을 최대한 쪼개려는 욕심 때문이다. 원래 하나의 큰 방이던 걸 칸막이로 급하게 나누면 당연히 차음 성능이 급락한다. 신촌 쪽은 이런 케이스가 특히 많았다. 임대료가 비싸니까 룸 수를 늘리는 게 더 급했던 거지.
공사비를 보면 답이 나온다
수집했던 견적서들을 뒤적여보면, 방 하나를 제대로 차단하려면 최소 120만 원은 써야 한다. 문짝 교체만으로는 60만 원으로도 되지만 그건 눈가림에 불과하다. 벽과 천장까지 뜯어내고 차음재, 차음시트, 흡음재 순서로 올려야 하는데 이걸 다 하는 업장은 마포 전체에서 손에 꼽는다. 홍대 쪽에 한 군데 있는데, 거긴 아예 공사할 때부터 건물주가 그쪽 용도로 설계를 해줬다. 이런 케이스는 태생이 다른 거라서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잘 몰라서 그런데..." 그럼 결국 뭘 봐야 되나? 첫째, 복도에서 노래 소리가 아니라 진동이 느껴지는지 봐야 한다. 둘째, 방 안에서 외부 소리가 아니라 옆방 대화 내용이 분별되는지 들어야 한다. 노래 소리는 어차피 새지만, 대화가 들리면 그건 방음의 실패다.
마지막으로 하나 덧붙이자면, 문틈 고무패킹이 찢어져 있거나 오래되면 그날 밤은 진짜 답이 없다. 그런데 이걸 챙겨서 교체하는 가게는 거의 없더라. 내가 기록한 12곳 중에 단 두 곳만 3개월 주기로 패킹을 갈았다. 이 업계가 대충 이렇다.
가장 피해야 할 선택 하나
신축 건물에 입주한 지 1년도 안 된 곳은 무조건 피하는 게 낫다. 방음 설계가 어설픈 경우가 부지기수다. 콘크리트 구조라고 안심하는 순간, 오히려 그 콘크리트가 소리를 더 멀리 전달하는 기둥 역할을 한다는 걸 알게 될 테니까. 이런 미세한 데이터는, 아카이브 해둬야 한다. 어차피 대부분은 못 믿겠지만, 뭐.
그나저나 이 근방에서 제대로 인테리어에 돈 좀 쓴 데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마포 셔츠룸 가성비 견적 비교센터 같은 데 가도 방음 얘기는 안 나오더라. 거긴 그냥 공간 자체의 분위기랑 가격대만 비교해주는 정도. 방음은 결국 직접 가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내가 3개월간 발품 팔면서 얻은 가장 체념에 찬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