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이거 옆방 노래 안 들려요?"
이 질문을 마포 쪽 코인노래방 세 군데서 똑같이 던져봤다. 대답은 다 달랐는데, 결국 돌아오는 건 다 비슷한 허무함이었다. 방음 수준 비교하려고 이틀 동안 돌아다닌 기록을 남겨둔다. 어차피 다들 자기 샵이 제일 낫다고 할 테니까.
첫 번째 실패: 가격만 보고 골라간 합정 A매장
합정역에서 도보 5분 거리라는 A매장. 1시간에 8,000원이면 괜찮은 거 아니냐 싶어서 들어갔다. 노래 시작 5분 만에 옆부스 중저음 베이스가 벽을 타고 스며들어왔다.
확인해보니 벽체가 일반 석고보드 단층이었다. 흡음재라 부르는 acoustic foam이 천장 일부에 붙어 있긴 했는데, 그건 소리 반사를 일시적으로 줄이는 용도다. 완전 방음이랑은 거리가 멀다.
STC 수준으로 추정하면 25~30 정도인데, 일반 주거용 벽체 기준이 33~38인 걸 감안하면 사실상 투명벽이나 마찬가지다. 돈 아끼려다 옆사람 노래 실시간 감상권 산 거였다.
두 번째 시도: 후기 보고 찾아간 홍대 B매장
홍대 뒷골목 B매장은 블로그 후기가 꽤 좋았다. "방음 완벽"이라는 리뷰가 서너 개 있었고. 가격은 1시간 12,000원.
들어가니까 체감이 확 달랐다. 문 닫으면 외부 소음이 확 줄었다. 벽면을 확인하니 이중벽에 공기층이 있는 double-wall 구조였다. 바닥도 일반 마루가 아니라 방음 매트가 깔려 있었다.
STC 40~45 수준으로 보인다. 전문 녹음실 기준인 50 이상은 안 되지만, 코인노래방치곤 상당히 양반이었다. 다만 고음역대에서 약간 새는 소리가 있었다. 성량 큰 사람이 옆에서 지르면 살짝 들린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 정리하면
결정적인 건 벽체 구조다. 단일 석고보드인지, 이중벽에 공기층이 있는지, 흡음재가 시트형인지 몰드형인지. 이 세 가지만 확인하면 대충 감이 온다.
바닥 방음도 무시 못 한다. 층간 소음 문제는 코인노래방에서도 그대로인데,多数 매장이 이걸 간과한다. 방음 매트 두께가 10mm 이하면 의미가 거의 없다.
문 틈새도 포인트다. 훌륭한 방음벽을 만들어놓고 문 하나로 전부 새는 매장이 의외로 많다. rubber seal이 제대로 밀폐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생각보다 중요하다.
현장에서 확인하는 방법
방음 정도를 현장에서 체크하려면 간단한 방법이 있다. 옆부스에서 누군가 노래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기 부스에서 소리가 얼마나 전달되는지 들어본다. 문을 열었다 닫았을 때 소리 차이를 비교하는 것도 괜찮다.
음향 앱으로 측정해도 되는데 Quiet나 Decibel X 같은 무료 앱이면 충분하다. 무음 상태에서 40dB 이하면 양호, 50dB 넘어가면 방음 거의 없는 거로 봐야 한다.
염세적인 결론
마포 쪽 코인노래방 중 방음 완벽한 데는 없다. 있으면 가격이 따라간다. 다만 "거의 안 막는 곳"과 "어느 정도 막는 곳"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직접 돌아다녀보는 게 제일 정확한데 귀찮으면, 마포 셔츠룸 대표 실장 견적 테이블처럼 이미 정리된 자료 보는 것도 방법이다. 셔츠룸 쪽 정보지만 마포 유흥 쪽 매장 퀄리티 감은 거기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방음은 결국 돈이고, 돈은 선택이고, 선택은 후회로 돌아온다. 그래도 이 정보는 아카이브 해둬라. 언젠간 쓸 일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