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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 진짜 별거 아닌데… 방음 점수 0.3점 올리려고 인테리어 공사한 썰 푼다

인솔 로고가 지워진다는 걸 처음 알게 된 건 2023년 4월 리스탁 물량을 까면서였어요. 아니, 정확히는 지워졌다기보다 프린트 방식 자체가 바뀌었더라고요. 기존 2021년산은 실크스크린처럼 두껍게 올라간 백색 로고였는데, 리스탁 버전은 마치 열전사처럼 얇고 반투명하게 눌려 있었어요. 이런 마이너 체인지를 누가 신경 쓰나 싶겠지만, 이 업계에서 디테일 하나가 리셀가 3~4만원을 왔다갔다 하게 만든다는 걸 생각하면 그냥 웃을 일도 아니죠.

사실 이런 변화는 의도된 건지 유통 과정의 변수인지조차 확실하지 않아요. 나이키 쪽에 있다 보면, 공장마다 같은 모델도 미세하게 다르게 찍히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근데 이 로고 프린트 건은 웃긴 게, 일부 커뮤니티에서 "제품이 가품이다"라는 소문으로 번지더라고요. 저는 내부적으로 이런 디테일이 누락된 파일이 전달되는 과정을 직접 본 적이 있어서, 오히려 그런 혼란을 이용하는 편이에요.

여기서 잠깐, 이거랑 완전히 다른 결인 것 같지만 묘하게 닮은 이야기를 하나 할게요. 990v3 미드솔 밀도 편차요. 제조 연도가 아니라 생산 로트 번호에 따라 EVA 폼 경도가 미묘하게 갈린다는 건, 뉴발란스 마니아들 사이에선 거의 공공연한 비밀이죠. 저는 2021년 M990GY3를 세 켤레나 비교해서 신어봤는데, 2020년 12월 공장 코드가 찍힌 쌤만 유독 뒤축이 딱딱하더라고요. 이런 차이를 발로 느끼는 사람은 천 명에 한 명이겠지만, 그 한 명 때문에 소문은 무서워요. 카야노 14 인솔 로고 건도 마찬가지예요. 대부분은 신경도 안 쓰겠지만, 누군가는 "이건 아니다"라며 제보부터 박습니다.

어쨌든 이런 경험을 모으다 보면, 결국 신발이라는 게 유기적인 덩어리라기보다는 정보의 집합체라는 생각에 빠져들어요. 나이키에서 일할 때도 느꼈지만, 공장 하나가 아니라 열 개가 동시에 같은 모델을 찍는데, 이걸 완벽한 균일체로 만든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였어요. 그래서 이걸 가려내는 게 놀이가 되고, 어떤 사람은 직업이 되기도 하죠.

사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해요. 어차피 대부분은 이런 거 몰라도 신발 신고 잘만 사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저처럼 쓸데없는 것까지 아카이브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을지. 공식 가이드 채널도 그렇고, 이런 구석진 정보를 모아두는 덕후들을 위한 플랫폼들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는 게, 뭐랄까, 시대의 쓸쓸한 변화 같기도 하고.

참고로 마케팅이라는 건 원래 이런 미묘한 차이를 '가치'로 포장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하더라고요. 위키백과 마케팅 정의를 보면, 상품의 궁극적인 매력은 소비자가 인지하는 미세한 차이에서 비롯된다는데, 정말 그 말에 동의하게 되네요. 인솔 로고 하나로 3만원이 왔다갔다하는 시장이라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 지워진 로고 말이죠. 저는 그게 단순한 불량이 아니라, 어쩌면 2024년형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설계일 가능성도 있다고 봐요. 물론, 내년에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몰라요. 항상 그렇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