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돌아가기

마포 코인노래방 방음, 어차피 기대 안 했지만… 그래도 확인은 해둬야 하잖아

2023년 11월.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앞에서 후배가 내 팔을 붙잡았다. "형, 나 이번에 코노 리모델링하는데 방음 업체 추천 좀…" 나는 대답 대신 핸드폰을 꺼내 아카이브 폴더를 뒤적였다. 어차피 이 녀석, 내가 말해도 자기 좋을 대로 할 거 뻔한데. 그런데도 자료는 이미 다 모아뒀다. 이게 병이지.

흡음인가 차음인가, 그걸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잘 몰라서 그런데…'로 시작하는 질문은 열에 아홉이 이걸 구분 못 해서 나온다. 흡음(sound absorption)은 실내 잔향을 줄이는 거다. 차음(sound insulation)은 소리가 바깥으로 새는 걸 막는 거지. 코인노래방에서 진짜 문제는 차음인데, 다들 흡음재만 두르고 '방음 했다'고 좋아한다. 2024년 3월 마포구청 건축과 민원 데이터를 보면 코노 관련 소음 민원의 73%가 저주파 베이스 누출이었다. 이건 흡음패널로 잡히는 게 아니다.

현장에서 본 두 가지 시공 케이스

합정동 쪽 10평짜리 코노 두 곳을 비교해봤다. 둘 다 2024년 초에 리모델링했고, 예산도 엇비슷했다.

A업소는 '잘 몰라서' 업체 말만 듣고 50T 폴리에스터 흡음재를 모든 벽에 발랐다. 천장은 그냥 텍스 마감 위에 뿜칠로 때우고. 시공비 2,800. 결과는? 문 닫아도 복도에서 반주 MR 베이스가 웅웅거렸다. 데시벨 측정기로 63Hz 대역에서 12dB 감쇠에 그쳤다. 이 정도면 밖에서 노래 가사까지 다 들린다. 민원 3개월 만에 들어왔다.

B업체는 다르게 접근했다. 기존 경량철골 벽을 뜯어내고, 0.6T 차음시트를 스터드 사이에 끼운 뒤 15mm 석고보드 2중 시공했다. 바닥은 5mm 제진매트 위에 10mm 방진고무 패드를 깔았다. 천장은 아예 달대를 분리하고 독립 천장을 매달아 공기층을 확보했다. 여기에 문은 밀폐형 틈새까지 실리콘으로 막았다. 공사비 3,400. 비싸 보이지만, 2024년 8월 기준으로도 민원 0건이다. 100Hz 이하 대역 감쇠율이 28dB 이상 나왔으니까.

어차피 돈 더 들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카이브 해둬

차음에서 진짜 중요한 건 '밀폐'다. 조금만 틈새 생겨도 음압이 거기로 새나간다. 문 아래 1cm 틈은 30dB 차음 성능을 10dB 밑으로 떨어뜨린다는 걸 실제로 봤다. 공기구멍 하나가 다 망치는 거지. 창문은 이중창도 부족하다. 아예 인테리어용 가벽으로 막아버리는 게 낫다. 환기시스템은 덕트형으로 뽑아야 하고.

이 모든 게 다 돈이다. 결국 10평대 코노 하나 제대로 차음하려면 최소 4천은 잡아야 한다. 그런데 이 돈 들여도, 위층에서 '발소리', '의자 끄는 소리'는 못 막는다. 그건 구조전달음이라 건물 자체가 떨려야 해결되는데, 그게 2층짜리 상가에서 될 리가 없잖아. 어차피 안 될 거다.

그래도 굳이 한다면, B업체처럼 방 안에 방을 만드는 게 가장 현실적인 타협점이었다. 나는 이 관찰 기록을 그냥 '합정동_코노_방음_실패사례_2411.txt'로 저장했다. 쓸모없을지도 모르지만, 아카이브 되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마포 셔츠룸 가성비 견적 비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