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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음 부스 안에서 속삭인 욕설도 밖에선 박자로 들리더라

2023년 12월 기준 마포구에 등록된 코인노래방 중 방음 시설에 1천만원 이상 투자한 업장 비율이 23% 미만이라는 통계를 봤다. 어차피 대부분 판넬 두드려보면 텅텅 빈 소리 나는 곳들일 텐데. 그래도 궁금해서 직접 몇 군데 돌아봤다. 내 귀를 믿을 수가 없어서 녹음기까지 들고 간 건 좀 웃겼지만.

아카이브 해둬야 하는 정보니까 기록해둔다. 어차피 내년이면 또 인테리어 바뀌는 곳 태반이겠지만.

우리가 흔히 믿는 것과 달리, 방음 부스의 두께는 실제 성능과 별 상관이 없다는 게 반전이었다. 합정역 3번 출구 근처 한 곳은 부스 벽이 15cm짜리 흡음재로 도배됐는데도 옆방에서 부르는 "슬픈 인연" 나미 버전이 다 들렸다. 반면에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어귀의 작은 가게는 벽이 얇아 보였는데 의외로 조용했다. 그래서 찾아보니까.

문제는 벽 두께가 아니라 패널 접합부의 설계였다. 이 접합부에서 소리가 줄줄 새는 구조가 대부분의 가게였다. 벽이 아무리 두꺼워도 문틀과 벽 사이에 3mm 이상 틈이 있으면 고음역대가 거의 그대로 통과한다. 내가 15kHz 톤을 재생해보고 확인한 거니까 의심하지 말고.

홍대보다 신촌 쪽이 방음에 더 신경 썼다는 속설이 있던데, 내가 확인한 바로는 그냥 건물 나이 차이였다. 신촌은 2005년 전후로 지어진 상가들이 많아서 콘크리트 벽체 자체가 이미 어느 정도 질량법칙으로 저음을 막아준다. 반면 합정역 근처 신축들은 경량 칸막이로 구획을 나누는 바람에 부스 자체의 성능이 더 중요한데, 이걸 제대로 아는 업주가 많지 않더라.

작년에 망한 곳들 특징을 좀 모아봤는데, 공통점이 있었다. 흡음 폼(eggcrate foam)을 천장이랑 벽에 빽빽하게 붙여놓고 '방음'이라고 홍보하는 거. 이건 방음이 아니라 그냥 울림을 적게 하는 흡음일 뿐인데. 진짜 방음은 차음 시트나 이중문, 공기층이 필요한데 이런 건 비용이 좀 든다. 평당 80만원 이상.

잘못된 선택이라는 신호가 꽤 명확하다. 입구에서 대기하는 동안 노래가 잘 들리는지 확인하면 된다. 멜로디의 고음부가 복도에서 뚜렷이 들리면 그건 부스가 아니라 커튼 치고 부르는 거나 다름없다. 또 하나, 문을 닫을 때 무게감이 없고 가볍게 툭 닫히면 70%는 망한 방음이라고 보면 된다. 고무 가스켓이 없거나 문틀이 변형된 거다.


rubber_gasket_door_seal, worn_out_acoustic_seal, soundproof_room_door, coin_noraebang_maintenance, (acoustic_leak_detection:1.3), door_frame_gap, noise_control_failure

그래도 어쨌든 내가 이걸 왜 조사했냐면, 마포 쪽은 셔츠룸이랑 코인노래방이 거의 같은 상권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홍대·합정·신촌 라인은 유동 인구가 많아서 밤 9시 이후면 방음 상태가 곧 매출과 직결되는 구조다. 옆 가게에서 시끄럽다고 컴플레인이 들어오면 결국 영업 시간에 제한을 걸 수밖에 없으니까. 방음이 좋은 곳은 대부분 영업 시간이 더 길었다는 게 내가 수집한 데이터의 결론이다.

방문 전에 꼭 확인할 것 세 가지.

1. 가게 문을 열기 전 복도에서 고음역대가 새어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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